극장에서 이미 여러 번 봤는데도 여운이 많이 남는다. 한참 보러 다닐 때 한겨울이었는데 오늘 에어컨 틀어주니까 기분이 묘하더라고.
이렇게 상을 받아서 재개봉할 수 있는 영화에 단장님이 출연했다니.. 그것도 경수 아니면 안 되는 그런 영화였잖아.
단장님 작품 고르는 안목에 다시 한 번 감탄했어.
무대인사 할 때마다 "오늘 이 영화를 보시고 나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."라고 단장님이 이야기를 했는데
오늘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어.
발을 구르는 리듬 소리만 들어도 춤추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했던 기수가 크리스마스 공연 무대에 섰을 때에는
사상도, 자기가 지켜주고 싶던 형도, 잠시 뒤 누군가에게 총을 겨누어야 한다는 두려움도 다 잊을만큼 행복했을거라고.
비극적 결말의 슬픔보다, 기수의 그 행복한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에 단장님도 그렇게 말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어.
기수는 엔딩 크레딧의 'Free as a bird'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훨훨 날아갔을거야.
도경수. 이렇게 좋은 영화에 출연해 줘서, 그 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줘서 정말 고마워.